인벤토리형 성격검사

요즘 MBTI성격유형검사가 유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MBTI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이러한 성격검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심리학과 성격검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인벤토리형 성격검사의 역사와 분류에 대하여 알아본다.

 

심리학과 성격검사

심리학적 측정방법의 발달과 함께 지능 이외에 여러가지 심리적 기능과 특성을 평가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많은 연구자들은 개인의 성격과 적응력을 평가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성격과 적응력을 평가하는 기법은 매우 다양하고 각 기법들은 상이한 이론적 가정에 근거를 두고있다. 어떤 평가기법은 역동심리학적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고, 어떤 평가기법은 특수한 진단집단에 대한 경험적 준거변별력에 따라 검사문항을 구성한다. 또 다른 평가기법은 관찰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두고 검사를 구성하기도 한다. 

여러측정방법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법은 인벤토리형 성격검사와 투사법검사이다. 이러한 성격이나 적응력을 평가하는 각 평가기법들은 검사자료와 실시 절차가 각기 다를 뿐만 아니라 근거를 두고 있는 성격에 대한 기본개념도 차이가 있다. 물론 모든 성격평가기법이 어떤 분명한 성격이론에서 출발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평가기법은 성격이론에 대한 기본 가정과 연관되어 있다. 어떠한 평가기법은 개인의 성격을 보다 포괄적으로 평가하려고 시도하지만 다른 평가기법은 성격이나 적격을 보다 포괄적으로 평가하려는데 초점을 둔다. 그래서 평가기법에 따라 외현적으로 나타나는 행동과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 및 태도에 대한 내성적 분석, 개인이 의식하기 어려운 성격적 구성요소와 같이 초점을 두고 평가하는 영역이 각기 다르다. 따라서 개인의 성격이나 적응력을 평가하더라도 다양한 평가기법들이 평가하려는 영역을 동일한 수준에서 평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성격이란 개인의 독특한 행동특징을 기술하는 용어이다. 또한 성격검사에서 성격은 보통 개인의 비지적 측면을 지칭한다. 하지만 비록 비지적 측면이라고 하더라도 성격에 지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따라서 성격검사에서 비지적 측면이란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한다. 사회적 상황에 대한 반응유형,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방식, 긴장의 정도, 사회적관계로부터 철수하려는 경향, 공격적인 경향, 자신에 대한 관점 등과 같은 다양한 행동적 특징을 포함한다. 또 개인의 독특한 행동양식을 충분히 이해하기위해 동기, 소인, 상황적 요인 및 갈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임상심리학자가 임상평가에 사용하고 있는 심리검사의 결과는 환자의 성격에 대한 어떤 단서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격의 항상성, 성격구성 및 개인의 행동에 대한 상황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아직 분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심리학자들은 성격을 평가하고 해석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다. 역동심리학적 입장을 취하는 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개인내적인 변인을 더 강조하지만 행동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심리학자들은 환경적 변인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임상평가는 환자가 지니고 있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평가절차나 평가의 초점이 상이할 수 있으니 임상심리학자가 어던 이론적 입장만을 고수한다는 것은 임상평가적 관점에서 보자면 위험하다

성격검사의 역사

성격검사의 선구는 Kraepelin(1892)의 정신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유연상검사를 말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수검자에게 자극단어를 제시하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검사를 이용하여 피로, 배고픔, 약물 등의 심리적 작용을 연구하였다. 그 후 Sommer(1894)는 자유연상기법을 이용하면 여러 유형의 정신장애자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고 Jung이 1903년에 시작하여 1908년에 완성한 단어연상검사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몇가지 검사가 개발됨에 따라 성격검사는 인벤토리형 또는 질문지형 성격검사, 행동검사 및 투사법검사로 발전되었다. 

인벤토리형 이나 질문지형 성격검사의 효시는 1차세계대전 동안에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장애가 심한 사람들을 선별하기 위한 전형검사로 개발된 Woodworth(1920)의 개인자료 기록지 이다. 이 검사는 원래 정신의학적 문헌과 정신과 환자들의 사례발표를 근거로 해서 신경증의 초기 증상이나 신경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정신과적 면접을 표준화하기 위한것이지만 집단용 검사로 만들게 되었다. 비정상적 공포, 강박적 사고와 행동, 경련, 악몽 및 여러 가지 감정과 행동을 묻는 진위형의 검사로 단일 점수를 얻을 수도 있다. 또 이검사는 이후의 성격검사 개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성격질문지를 고안하는데 문항구성에 관한 논리적-합리적 가정보다는 경험적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었다. 또한 이후에 성격적, 정서적 적응을 평가하는 모든 검사의 원형이 되었다. 특히 허구척도는 많은 질문지형 성격검사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진위형 검사보다는 각각의 문항에 대하여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하여 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한가지 단일 점수보다 다양한 영역을 측정하는 여러점수를 얻을 수 있는 질문지들이 개발되었다. 1928년 Allport는 일상적 사회관계에서 지배적 또는 복종적 경향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를 만들었고 1931년 Bernreuter는 신경증, 자기충족, 내향성-외향성, 지배성-복종성, 사회성, 자신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125문항으로 구성된 성격검사를 만들었다. 이들 검사는 각 문항에 대하여 그렇다,아니다 모르겠다로 반응하도록 되어있고, Bernreuter가 만든 성격검사는 6개 하위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검사들은 문항선정에서 전통적인 합리론적 문항구성에서 벗어나 준거관련 타당도를 더 중요시하거나 요인분석을 통하여 검사를 개발하였다. Hathaway와 Mckinley(1943)가 만든 MMPI는 문항의 경험적 변별력에 따라 문항을 선정한 대표적인 진단용 성격검사이고, Guiford와 Zimmerman(1949)이 만든 Temperament Survey, Eysenck등(1975)이 만든 Personality Questionnaire, Cattell 등(1970)이 만든 Sixteen personality Factor Questionnaire는 요인분석을 적용하여 제작한 대표적인 성격검사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성격검사는 이진숙(1958)이 만든 향성검사로 생각된다. 이 검사는 1,2,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사회성, 사고성, 우울성, 희귀성 및 태평성 척도로 구성되어있고 2부는 활동성, 지도성, 남자성, 자신감 및 침착성 척도로 구성된다. 3부는 객관성, 친절성 및 협동성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검사가 나온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질문지형 성격검사를 개발하였다. 

성격검사의 분류

검사를 제작할 때 근거를 두는 이론적 배경은 특성론 또는 차원모델과 유형론 또는 범주모델의 두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유형론은 전통적으로 의학의 질병분류에서 사용된것으로 질적으로 서로 다르고 뚜렷이 구별되는 비연속적인 범주로 인간의 성격을 기술한다. 어떤 범주에 속할 경우 유사성이나 동일성이 높고 번주 간의 경계가 분명하고 경계인 중간 지점에 해당되는 사람은 비교적 유사성이 희박한 것으로 성격을 개념화 한다. 이러한 유형론에 따른 대표적인 검사로는 인간이 경험하고 인식하는 방식에 관한 Jung의 심리적 유형을 근거로 내향성-외향성,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의 네가지 차원을 조합하여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하고 수검자가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를 측정하는 MBTI, 임상적 증후군과 성격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MCMI-III등이 있다.

이러한 유형론에 근거한 검사들은 단순해서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이지만 사람들을 인위적인 유형으로 분류하는 절차가 애매하고 연속선상의 중간지점에 있는 사람까지도 어느 한 범주에 강제로 분류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독특성을 무시하고 유형과 고정관념간의 관계를 은연중에 가정하고 고정관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와 범주에 관한 자료를 분석하는 적절한 양적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특성론은 인간의 성격을 실무율적 차원에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연속선상의 차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개인을 몇개의 차원에 고정시키고 이러한 차원을 나타내는 점수를 통하여 성격 프로파일을 구성한다. 이런 차원에 따라 개인이 어떤 특성을 소유하고 있는 정도를 기술한다. 이러한 검사의 대표적인 예로는 인간의 성격특징을 기술하는 형용사를 요인분석하여 만든 16요인 성격검사, 8개의 성격차원을 검사하기 위한 Comrey성격검사, 인간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성격차원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Eysenck성격검사, 심리학적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일상적 생활장면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인간행동을 측정하기 위해 대중적 개념을 사용한 캘리포니아 심리검사, Murray의 욕구이론을 근거로 구체적인 욕구를 측정하기 위한 Jackson의 성격연구검사와 성격검사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검사들 대부분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성격적 특성을 측정하기위한 검사이다. 그리고 검사를 제작할 때 근거를 둔 성격이론은 성격을 연구하고 성격검사를 구성하는 방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유형론에 근거한 검사들은 주로 이론적, 합리적 검사개발법을 적용하는 반면에 특성론적 입장을 취할 경우 요인분석과 같은 경험적 검사구성방법을 적용한다고 볼 수 있다. 

성격검사를 구성할 때 사용하는 방법은 검사반응의 의미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합리적, 연역적 논리를 중요시하는 연역적 접근과 통계적, 실험적 방법을 사용하는 경험적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연역적 접근은 논리적-내용적 방법과 이론적 방법으로 다시 구분할 수 있다. 논리적-내용적방법은 초기 성격검사들에서 자주 사용한 방법으로 안면타당도에 근거하여 측정하고자 하는 문제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문항을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기술하고, 이론적 방법은 특정 심리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문항을 선정한다. 

경험적 방법은 검사를 구성할 때 자료수집과 통계적 분석에 초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준거집단과 정상 또는 통제 집단을 구별해 주는 문항을 선정하는 준거집단방법과 요인분석을 통하여 검사문항의 의미를 결정하고 보다 단순한 차원으로 축소시키는 요인분석방법으로 다시 나뉠 수 있다. 예를 들어, Woodworth의 개인자료기록지는 합리적-내용적 방법, MBTI, EPPS, PRF는 이론적방법, MMPI와 CPI(캘리포니아 심리검사)는 경험적 준거방법, 16PF(16요인 성격검사)는 요인분석적 방법, MCMI, NEO-PI및 성격평가질문지는 특정이론과 경험적 방법을 혼합하여 개발된 검사로 볼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