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영향이란 한 개인 이나 여러 사람이 다른 한 개인에게 영향을 주어서 그 사람의 생각 또는 태도, 행동이 변화되는 과정을 말한다. 한 개인이 다른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대하여 알아보고, 여러 사람이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응종
타인의 생각 또는 행동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한 가지 방법은 상대방에게 직접 부탁하는 것이다. 타인의 부탁에 의해서, 생각이나 행동이 부탁하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응종이라고 한다.
응종을 이끌어 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호감을 갖는 사람의 부탁은 더 잘 들어준다.'는 사실을 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탁을 하려고 하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응종을 이끌어 내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흔히 타인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방법은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다. 애교 있는 말이 갖는 힘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극 드라마에서 자주 보듯이 아첨꾼이 득세를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권력자의 비위를 잘 맞추어서 기분을 좋게 만든 다음에 그들이 원하는 바를 권력자에게서 얻어내는 것이다. 사회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무능하고 포악한 왕들만이 아첨에 약한 것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비위를 잘 맞춰 주는 사람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호감이 가는 것으로 평가한다.
상대방의 호감을 사는 것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전략이 상대방의 응종을 이끌어 내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은 먼저 상대방이 쉽게 들어줄 수 있는 아주 사소한 부탁을 하여 상대방의 승낙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다음에 점차 자신이 실제로 원하는 큰 부탁을 한다. 이것을 '문간에 발 들여놓기' foot - in - the- door방법이라고 부른다. 이 연구결과는 이것이 응종을 이끌어 내는데 상당히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반대로 '문전박대' door - in - the - face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문전박대'는 상대방이 들어주기 어려운 큰 부탁을 먼저 하여 상대방이 이를 거절하게 만든 다음에 자신이 실제 원하는 것보다 작은 부탁을 하여 상대방의 응종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남의 부탁을 거절한 사람이 미안한 감정을 갖게 되어, 이 미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하여 작은 부탁은 들어줄 것이라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물건을 흥정할 때 흔히 볼 수 있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높은 가격을 먼저 불렀다가, 곧이어 가격을 낮추어 불러서 흥정을 성사시키는 방법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방법은 모두 효과적이지만 '문간에 발 들여놓기'방법이 더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상황이 많다고 한다.
복종
상대방이 갖고 있는 권위 또는 권력 때문에 상대방이 요청하는 것에 따르는 것을 복종이라고 말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복종이란 권위에 대한 응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복종에 관한 고전적인 연구로서 밀그램이 행한 실험이 있다. 밀그램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까지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 가면서까지 권위에 복종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의 목적은 처벌이 학습에 미치는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거짓 지시를 주고 두 명의 피험자들이 실험실에 들어오면 제비뽑기를 하여 '선생'과 '학생'의 역할을 무선적으로 배정해 주었다. 그러나 사실상 그 두 명의 피험자 중 한 사람은 실험자의 조수로 항상 그 조수가 '학생'역할을 맡고, 실제 피험자는 '선생'역할을 맡도록 조작해 두었다. '선생'이 할 일은 '학생'이 암기해야 하는 단어 쌍들을 큰 소리로 읽어주고, 그 단어 쌍들을 제대로 암기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학생'은 옆방에 앚아서 단어 쌍을 학습하는데, 몸을 의자에 묶고 양팔에는 전극을 붙여 놓았다. '선생'은 학생이 오답을 할 때마다 책상 위에 장치되어 씨는 단추를 눌러서 '학생'에게 전기충격을 주는데, 한 번 틀릴 때마다 전기충격의 강도를 높이도록 지시를 받았다. 전기충격은 가장 낮은 것이 15 볼트이고 가장 높은 것은 450 볼트나 되었다. 단추 밑에는 '약한 충격', '강한 충격', '매우 강한 충격', '위험 극히 강한 충격'이라고 전기충격의 강도를 표시해놨다. '선생'과 '학생'은 인터폰으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서로 상대방을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선생'이 단추를 누르는 경우 '학생'은 실제로 전기충격을 전혀 받지 않지만 고통을 받는 것처럼 소리를 내게 되는데, 이것 역시 미리 녹음되어 있는 소리 중에서 각 전기충격의 강도에 해당되는 것을 틀어 주는 것이었다. 이 실험의 실제 목적은 '학생'이 계속해서 오답을 핡 경우 '선생'이 어느 정도의 강도까지 전기충격을 높일 것인가를 보는 것이었다. '학생'이 전기 충격을 멈추어 달라고 벽을 치면서 소리를 지르면 '선생'은 실험자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데, 이때 실험자는 '선생'에게 실험을 계속 진행하도록 요구했다.
실험 결과를 보면 40명의 피험자인 '선생'중에서 65 퍼센 티인 26명이 최고 강도인 450 볼트까지 강도를 높였다. 이때 피험자들은 땀을 흘리고 매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실험자의 지시에 따라 최고로 강한 전기충격을 '학생'에게 주었다. 이 피험자들은 정상 성격을 가진 평범하고 온건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된 권위에 의한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만드는 요구까지도 거부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권위에 복종이라는 것이 사회질서의 유지와 사회의 효과적인 기능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밀그램의 연구가 보여 주듯이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은 사회에 커다란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 독일의 유태인 수용소에서 일어난 간수에 의한 가혹행위나, 월남전에서 있던 미군의 미라이 양민학살사건 등은 권위에 대한 복종이 빚어낸 참극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동조
직접적인 부탁이나 요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같은 의견이나 행동을 취하면서 자신의 본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에 따라가는 것을 동조라고 한다.
애쉬의 실험
애쉬는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선분 길이 비교과제를 사용하여 실험을 하였다. 피험자들에게 시각 판단 실험에 임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기준 선분과 길이가 같은 것을 비교 선분들 중에서 찾아보라고 하였다. 정답은 가운데 있는, 두 번째 선분이며, 이것은 어느 누구도 틀리지 않을 만큼 명확한 것이다. 피험자들은 큰 책상 주변에 반원형으로 앉아서 차례대로 큰 소리로 대답을 하게 되어 있었다. 피험자들이 앉는 자리는 제비뽑기를 하여 결정하였지만 사실상 9명 중에서 8명은 실험자의 조수이었고, 진짜 피험자는 대답 순서가 끝에서 두 번째 자리에 배치되도록 제비뽑기를 미리 조작하였다. 실험이 시작되면 앞의 7명의 가짜 피험자들은 기준 선분과 길이가 같은 것은 비교 선분 중 첫 번째 것이라고 일치된 오답을 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은 12번 반복되었다.
이 실험에서 보고자 한 것은 진짜 피험자인 여덟 번째 사람이 어떤 대답을 하느냐인 것이다. 결과를 보면 놀랍게도 피험자들의 전체 반응 중 집단 내의 사람들이 일치되게 대답한 틀린 대답을 따라한 반응은 33퍼센트이었고, 12번의 시행 중 최소한 한번 이상 집단의 틀린 대답에 동조한 피험자는 74퍼센트이었다.
동조의 원인
애쉬의 선분길이 비교실험에서 정답은 너무나 명확한 것이었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부탁을 하거나 강요를 한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틀린 답을 따라 하는 것일까. 애쉬의 실험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같은 의견이나 행동을 취하고 있을 때 그 상황에서 자기 혼자만이 그들과 다른 의견이나 행동을 견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사람은 집단에서 일탈자로 지목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일탈자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동조를 하게 만드는 주요 원이 된다.
집단 사람들 중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이탈자가 생기면 동조량은 급격히 감소한다. 애쉬의 실험상황에서 가짜 피험자들 중의 한 명이 만장일치의 오답을 벗어나서 정답을 말하도록 했을 때 진짜 피험자의 동조량은 33퍼센트에서 5퍼센트로 크게 떨어졌다. 이탈자가 정답이 아닌 다른 오답을 함으로써 만장일치를 깨는 경우에도 역시 동조량은 크게 감소하였다. 이것은 집단 사람들의 만장일치 여부가 동조 행동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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