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이해하기 위하여 행동과 정신 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적인 학문'이라는 심리학의 정의가 말해주는 바는, 인간에 관한 단순한 추측이나 막연한 상식은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되지 않으면 심리학적 지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어떤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지 살펴본다.
과학적 방법의 특징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 객관성이란 똑같은 조건에서 누구나 똑같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조건의 절차에 따라 연구되었을 때 그 결과가 서로 같게 나왔다면 그것은 객관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고 신뢰도가 있는 것이다. 선택형의 객관식 문제는 누가 채점을 하든지 반복된 결과는 같을 수밖에 없지만 논술형의 주관식 문제는 채점하는 사람마다 그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또 과학적인 방법은 그 대상의 관찰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용하는 용어가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어서 서로 전달되는 의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용어를 구체적으로 조작하여 일의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지능, 성격, 학습, 동기, 정서 등과 같이 추상적인 구성개념이 많은데 이것은 구체적인 관찰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기 위해서 용어가 구체적으로 조작하여 관찰할 수 있도록 정의되어야 한다. 예시로, 학습이란 일정한 수의 영어 단어를 외우는 횟수에 따라 기억되는 수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학습이라는 용어는 관찰될 수 있도록 조작되어서 전달되는 의미가 분명해진 것이다. 이렇듯 관찰이 가능한 구체적인 대상이 되기 위해서 용어까지 조작적 정의가 필요하다.
과학적 방법은 가설연역적이다. 가설에서 시작된다. 이 가설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어야 하며, 검증되면 검증된 범위 내에서 타당화되고 일반화되어 통칙이 될 수 있다. 일반화된 통칙은 '다른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라는 예언적 가설을 형성할 수 있고 또 검증을 통하여 보다 폭넓은 범위로 일반화된다.
자료수집 방법
심리학의 연구는 자료수집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설검증을 위해서 관계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자료수집 방법에는 실험법, 자연 관찰법, 조사법, 심리검사법, 사례 연구법 등이 있다. 특히 심리학의 인간 이해 추구를 위하여, 실험법과 조사법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마음의 이치와 행동의 원리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또한 심리검사법과 사례 연구법은 개인의 행동과 심리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 예측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
실험법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 실험법이다. 실험법은 인위적으로 통제된 조건 아래서 연구하고자 하는 변인을 체계적으로 변화시킬 때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특정 변인을 독립변인이라고 하고, 그 독립변인의 처치에서 의하여 측정되는 효과를 종속변인이라고 한다. 종속 변인의 변화가 독립변인의 처치 효과에 의해서만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변인들은 일정하게 통제되어야 하는데, 이 변인들을 중개 변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진정제가 기억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려고 10명의 집단에 계획된 양의 진정제가 함유된 과자를 먹이고 난 후 일정량의 단어를 암기하도록 하고 이를 회상시켰다고 한다면, 진정제가 독립변인이고, 단어 암기가 종속변인이다. 이렇게 진정제가 함유된 과자를 먹도록 해서 독립변인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된 집단을 실험집단이라고 한다. 실험집단의 단어 암기량이 진정제의 효과인지를 비교하기 위하여 진정제를 투여하지 않은 비교집단이 필요하다. 비교집단은 실험집단과 구성원 및 여러 상황의 조건이 일정하게 통제되도록 구성하여 이들에게 실시된 암기량과 비교하여야 한다. 이때 여러 상황의 조건들이 중개 변인이고, 비교집단을 통제집단이라고 한다. 실험집단에만 과자를 먹도록 하면 과자를 먹었다는 생각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도 있기 때문에 비교집단에도 진정제는 들어있지 않지만 과자를 먹도록 해야 한다. 또한 피험자들은 자기가 실험집단에 속했는지 통제집단에 속했는지 모르게 해야 한다.
자연 관찰법
실험법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가능한 것이 아니고 초기 단계에서는 실험법보다 관찰법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많은 연구들이 동물이나 사람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연 관찰법은 실험법과 같이 독립변인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지만 관찰 변인을 정해 놓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세심하게 측정한다는 점에서 좋은 연구방법이다. 그러나 관찰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많고 관찰자의 편견이나 희망 등이 투사되어 객관적인 결과를 얻지 못할 단점이 있다. 따라서 관찰자는 이러한 오류를 피하기 위해 정확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조사법(질문지 법)
자연 관찰법에 의해 직접 관찰할 수 없는 어떤 문제들은 질문지나 면접을 사용해서 간접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적 반응에 대한 연구와 같이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리는 개인적인 정보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개인 신상을 밝히지 않는 방법으로 면접이나 질문지에 의한 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많은 인원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적 입장의 투표성향이나 상품의 기호 성향, 건강관리 성향 등에 대한 연구는 질문지에 의한 조사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 결과를 타당하게 해석할 수 있기 위해서는 조사에 응한 표집의 대표성과 자료의 분석법이 적절하여야 한다. 질문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질문지 법이라고도 한다.
심리검사법
심리검사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과학적 방법에 의해 양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심리학 연구방법 중 하나이다. 어떤 심리특성을 측정할 것인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심리검사가 제작될 수 있으며 각각 측정된 심리적 특성에 따라 개인차에 대한 정보를 양적으로 비교 해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심리검사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어 검사의 내용에 따라서 지능검사, 적성검사 등을 포함하는 능력검사와 태도 검사, 흥미검사 등을 포함하는 성격검사로 나눌 수 있다. 또 검사를 실시하는 방법에 따라서 혼자 검사를 받게 되는 개인 검사와 집단으로 여러 명이 동시에 검사를 받게 되는 집단 검사가 있다. 검사 문항의 자료에 따라 종이와 연필로만 검사를 받는 지필검사와 어떤 도구나 소품을 조작하면서 검사를 받는 수행 검사로 나눌 수 도 있다.
사례 연구법
사례사는 개인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개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하여 상담을 원하는 환자의 전기적인 사례는 환자의 회상에 있어서 왜곡되거나 간과되어 표현될 수 있는데, 종종 이러한 왜곡이 문제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례사를 추성적인 방법으로 재구성하여 과학적인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사례 연구법이라고 한다.
사례사와 관련된 개인의 과거에 대한 지식은 현재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긴 하지만, 과거의 경험 의식을 추성에 의한 개인적 기억에 의존함으로 주관적 편견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자료 정리 방법
측정치의 종류
측정이란 측정하고자 하는 대상을 척도로 재는 것이다. 따라서 척도의 성질에 따라 측정치의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
명명 척도
양적인 차이가 아니라 질적인 차이에 의하여 유목으로 나누어 숫자를 배정하는 척도이다. 예를 들어, 자료를 컴퓨터 입력에 남자를 1, 여자를 2로 입력하는데 이런 명명 척도 분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서열 척도
단순히 유목으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유목 사이의 양적인 순서를 고려하여 숫자를 적용하는 척도이다. 성적이 가장 좋은 학생은 1등, 그다음 학생은 2등과 같이 서열을 나타내는 수치를 서열 척도라고 하고 1등과 2등 사이의 차이가 2등과 3등 사이의 차이와 같지는 않다. 분류와 서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등간 척도
동간척도라 고도하고 양적인 서열뿐 아니라 그 크기가 비교될 수 있도록 동간격으로 숫자를 배정하여 구분한 척도이다. 대표적인 예로, 섭씨온도계의 눈금과, 심리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IQ점수이다. 분류와 서열, 동간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비율 척도
절대 영점에서 출발한 척도여서 비례적인 비교가 가능한 척도이다. 절대 영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척도점수의 가감, 승제도 가능하여 등간 척도보다 비례성의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
통계적 방법
기술통계
실험에서의 실험집단이나 학교에서의 학급 집단과 같이 어떤 집단의 특성을 통계적인 방법으로 요약해서 기술하는 것으로 쉽게는 그 집단에서 얻어진 측정치 자료를 분포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분포의 형태에 의하여 대충 그 집단의 특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집단의 분포가 어느 점수에 몰려 있는 가에 의하여 집단의 특성을 기술해 주는 집중 경향치가 있다. 집중 경향치는 평균치, 중앙치, 최빈치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분포가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가 하는 분산의 정도로 집단의 특성을 기술해 주는 변산도가 있고 표준편차와 평균 편차, 4분 편차, 범위 등의 통계치에 의하여 알 수 있다. 지붕 경향치는 집중의 정도를 의미하고 변산도는 분산의 정도를 나타내므로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지만 두 집단이 같은 평균치를 갖고 있더라도 표준편차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집단의 특성을 기술할 때 집중 경향치와 변산도의 두 통계치를 모두 기술한다.
상관계수는 집단 구성원들의 한 변인 점수와 또 다른 변인 점수와의 서로 관계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심리학에서 귀중한 정보를 얻는 통계치의 하나로 r로 표현된다. 상관관계 연구에서 상관이 높다고 인과관계가 반드시 성립된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한 변인이 다른 변인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있지만 실험적인 증거 없이는 그런 결론은 타당하지 못하다는 것이 상관관계 해석상에 주의해야 할 점이다.
추리 통계
표집에 의하여 전집을 추론하는 방법으로 관찰한 소수의 자료를 기초로 해서 소수집단이 속해 있는 전체의 대 집단에 대해 추론하여 결론을 내리는 통계적인 방법이다. 표집에서 전집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 무선 표집을 함으로써 전집을 대표하려고 한다. 우리는 사전의 전체 단어 수를 추정하려면 무선으로 선택한 페이지의 단어수를 세어봄으로써 추정하려고 한다. 그런데 무선표집을 반복해 보면 이 역시 전체 전집을 대표할 정도로 그 표집들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간씩 다른 결과들을 얻게 된다. 따라서 표집의 오차가 있게 마련임을 알 수 있으며, 추리 통계는 이 표집의 오차에서부터 시작되고 그 추론의 결론은 확률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심리학에서는 두 집단 간의 차이가 정말로 유의한 지를 많이 다루는데, 실험법에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에서 얻은 두 평균 통계치의 차이가 정말로 실험 처치의 효과에 의한 차이인지 우연히 나타난 차이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통계적인 의의도 검증하게 된다. 이러한 통계적 의의도 검증은 평균의 차이에서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통계치에 대하여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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