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의 개념
정서는 주관적 요인과 객관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신경 및 호르몬계의 개입을 받아 전개되며 각성이나 쾌, 불쾌의 느낌 같은 정의적 경험을 일으킬 수 도 있고, 정서와 관련된 지각, 평정, 분류 같은 인지과정을 유발할 수 도 있고, 자극적인 조건에 대한 광범위한 생리적 조절을 가동시킬 수 도 있으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표현적이고 목표 지향적이고 적응적인 행동을 유발 할 수도 있다.
이 정서에 대한 정의에는 정서에 수반되는 정의적 경험과 신체반응, 인지과정에서부터 정서의 기능에 이르기 까지 정서의 다양한 측면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주관적인 정서경험
정서의 핵심은 의식 수준에서 경험되는 주관적인 느낌이다. 사람이 경험 할 수 있는 정서의 종류가 몇가지나 있을지 생각해 보라. 캐롤 이자드는 영아의 얼굴 표정을 분석하여 10가지 기본정서를 제안헀다. 10가지 기본정서에는 기쁨, 흥미 또는 흥분, 놀람, 슬픔, 분노, 혐오, 경멸, 두려움, 창피함, 죄책감 등이 있다.
이밖에도 인간이 경험하는 정서들이 더 있을 수 있지만 이자드의 주장에 따르면 나머지 정서들은 이 기본정서인 일차적 정서들의 조합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이차적 정서이다. 예를 들어 사랑은 기쁨과 흥미 또는 흥분이 조합된 정서라는 것이다.
모든 연구자들이 이자드의 제안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연구자에 따라서 기본 정서의 종류를 10가지보다 더 적게 제안하기도 하고 더 많이 제안하기도 한다. 또 일차적 정서에 포함시킨 것을 다른 연구자는 이차적 정서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구분 방법이 어떠하든지 일차적인 기본 정서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이차적 정서가 있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를 한다.
일반적으로 일차적 정서는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하고 모든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며 특징적인 얼굴 표정을 가지고 있어서 문화권이 달라도 동일하게 인식할 수 있고 인간의 발달 과정 초기부터 발견된다.
정서경험과 신체 반응
정서 상태에 대한 주관적 경험에는 항상 신체반응이 수반된다. 이에 대하여 많은 심리학자들이 궁금하게 여겼던 것은 정서에 수반된 신체반응과 정서경험의 선후 관계였다. 예를 들어 교통량이 거의없는 한적한 지방도로를 느긋하게 운전하며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길모퉁이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는 대형 트럭이 나타났다고 가정해본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나면서 공포와 긴장을 느낄 것이다. 이때, 심장이 뛰고 식은땀이 난 뒤에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공포감을 느끼자 심장이 내려앉고 식은땀이 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사람은 슬퍼서 울고, 무서워서 소름 끼치고, 기뻐서 웃는다고 생각한다. 정서를 먼저 경험하고 그에 따라서 신체반응이 나타난다고 생각을 하는데 선구적인 심리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는 그 반대로 생각했다. 윌리엄 제임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눈물이 나기 때문에 슬픔을 느끼고, 온몸이 떨리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예시 상황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미처 놀랄 사이도 없이 급하게 핸들을 꺾어 마주 오는 차를 피하고 급정거를 한 다음에 비로소 가슴이 터질 듯이 뛰는 심장 박동과 함께 밀려드는 공포감과 놀람을 경험할 지도 모른다. 덴마크의 생리학자인 칼 랑게도 윌리엄 제임스와 마찬가지로 정서유발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 먼저 나타나고 그 결과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는 입장을 지지하였기 때문에 이를 제임스-랑게이론 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생리학자인 윌터 캐논은 제임스-랑게이론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급격한 심장 박동이 두려움의 신호일 수도 있지만 분노의 신호 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사랑의 감정을 나타내는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생리적 반응으로 여러 가지 정서를 구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심장 박동, 호흡, 체온의 변화는 갑작스러운 정서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서서히 나타나는 반응이라는 점도 제임스-랑게이론에 대한 반박의 근거가 되었다. 다른 생리학자인 필립 바드 또한 역시 윌터 캐논의 입장에 동의하여 정서유발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과 그에 따른 정서경험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두사람의 이름을 따서 캐논-바드이론이라고 부르는 이론은 정서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이 대뇌피질에 입력되는 것과 동시에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므로 피질에서 의식 수준의 정서경험을 일으키는 것과 교감심경계에 의한 신체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거의 동시적인 일이라고 주장한다.
화가 났을 때와 무서울때, 극도로 기쁠 때 나타나는 생리적인 반응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제임스-랑게 이론의 입지를 약화시킨다. 그러나 안면 피드백 가설은 안면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한 감각 정보가 우리 뇌에서 특정 정서를 활성화 시킨다는 주장을 제기하여 제임스-랑게이론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였다. 예를 들어서, 자이언스와 동료들은 얼굴을 찡그릴 때 만들어지는 얼굴 근육의 변화가 호흡을 늦추고 뇌의 온도를 높여서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시킨다 하였다. 반대로 미소를 짓거나 웃을 때 만들어지는 얼굴 근육의 변화는 호흡을 빠르게 하고 뇌의 온도를 낮추어서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한다고 보고하였다.
안면 피드백 가설이 맞다면 억지로라도 자주 웃고 미소를 지으면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실제로 검증한 모든 연구들이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여 주지는 못하였지만 얼굴 표정이 정서경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스트랙과 동료들은 미소지을 때 움직이는 근육 가운데 하나를 자극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이 볼펜을 가로로 입에 물고 있도록 하였는데 그 상태에서 우스운 만화를 보면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만화를 볼 때보다 만화가 더 재미있고 우스운 것으로 지각되었다. 반대로 볼펜을 입술 끝에 세로로 물고 있으면 짜증과 불쾌한 정서가 더 강화 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일부러 '이' 혹은 '아' 소리를 내어서 웃을 때 사용되는 안면 근육을 자극하거나 '우'소리를 내서 불쾌한 얼굴 표정을 지을 때 사용되는 안면 근육을 자극하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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